게임멀티미디어학과 / 이*나
학교에 입학하여 처음으로 4박 5일간의 우송장학생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해외로 간다는 걱정과 불안함이 있었지만 내 걱정과는 달리 많은 정보와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단체라는 소속감 덕분에 안심이 되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끼리 모이니 친목을 새로 다지며, 몰랐던 정보들을 습득하는 재미가 있었다. 아마도 내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체험이었던 것 같다.
괌에 가기 전 괌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고 갔지만 도착해서 가이드분께서 설명해 주시는 게 더욱 귀에 들어와서 좋았다. 먼저 괌은 아름다운 해변과 잔잔한 파도의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수천 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한 오랜 역사가 있는 섬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기원전 21세기부터 살고 있던 이곳에 1521년 포르투갈인 항해사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도착하며 서양 문명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1668년, 괌에 처음 가톨릭을 소개한 산 비토레스 신부의 도착과 함께 스페인의 식민 지배가 시작되었으며, 1815년까지 필리핀으로 오가는 스페인 무역로의 중간 정착지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현재도 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스페인 지배의 흔적이 이러한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이후 1898년 일어난 미국-스페인 전쟁으로 괌은 미국이 통치하였지만 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41년 일본 군대에 침략당했다고 한다. 당시 이 섬에 살던 차모로인들은 일본인들에 의해 강제 노동, 가족 이산, 감금, 처형, 강제 수용, 매춘 등에 동원되는 등 아픈 역사를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1944년 다시 미국이 일본군을 몰아내며, 4년간의 일본 식민지 지배를 끝내고 미국령이 되었다고 한다. 정말 가슴이 아파지는 괌의 과거 역사였다. 괌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차모로족의 동상을 볼 수 있었다. 굉장히 덩치가 크고 키가 컸다.
괌은 마이크로네시아에서 가장 크며, 마리아나 제도 최남단에 위치한 섬이다. 미국의 해외 영토이지만 서태평양에 위치하여 미국보다 우리나라와 더욱 가까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호 섬인 괌은 산호가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어 주변 바다가 잔잔하고 큰 파도가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정말로 괌 바다를 보면 잔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괌은 1년 365일 산뜻하고 깨끗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정말로 연수 내내 날씨가 너무나 좋았다. 무역풍이 불어 오염물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맑은 공기를 유지한다고 한다. 온도는 높지만, 해변을 따라 부는 바람과 이따금 내리는 스콜 덕분에 활동하기 어려울 정도의 무더움은 아니었다.
괌에 도착하여 관광한 곳들은 사랑의 절벽, 스페인 광장, 에메랄드 밸리, 산타 아큐에다 요새이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사랑의 절벽이다. 사랑의 절벽의 전설은 변치 않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페인 식민 시대에 스페인의 장교가 차모로족의 여인에게 반해 결혼을 강요했고,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던 그녀는 인연과 도피하였다고 한다. 결국 붙잡힐 위기에 놓이자 사랑의 절벽에서 서로의 머리카락을 묶고 뛰어내려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고 전해져 온다. 어떻게 보면 슬픈 전설이나 마지막을 함께 했을 연인의 모습을 상상하니 그 누구보다 행복하지 않았을까 생각하였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젊은 차모로 연인들의 사랑이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곳을 기리는 동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바다를 보면 연인과 함께 뛰어내려도 행복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벽이 아름답다.
다음은 스페인 광장에 갔다. 아가나 중심에 있는 스페인 광장은 오밀조밀 모여 있는 건축물들 사이엔 특별한 사연이 깃든 곳이다. 이곳은 약 333년간 스페인의 통치를 받았던 아픈 역사를 지녔다. 스페인 총독 관저로 특별한 방문객들을 위한 접대 장소로 쓰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1944년 일본 통치로부터 해방되면서 본 모습을 잃었지만 1980년 괌 정부의 복원 사업을 통해 많은 부분을 재건하였다고 한다. 푸르른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사진 찍기에 너무 완벽했던 장소였다. 스페인 광장 옆에서 파는 코코넛 음료수와 코코넛 회를 처음 먹어보았다. 생각보다 맛이 있어서 놀랐었다.
다음은 바다가 예술인 에메랄드 밸리를 가보았다. 에메랄드 밸리는 자연 수족관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맑은 에메랄드빛 바닷속 물고기를 볼 수 있는 장소였다. 옆 공장지대와 연결되어있는 수로라 공장 폐수가 흘러가서 이렇게 물의 색이 아름답다고 한다. 영롱하게 빛나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산타 아큐에다 요새를 가보았다. 큰 나무가 한그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가이드께서 영화 아바타 속에 나오는 나무라고 하셨다. 아바타 감독이 괌에 여행하러 오는 것을 좋아하여 괌의 차모로족을 모티브 삼아 아바타를 만들어 냈다고 했다. 영화를 떠올리니 정말 아바타인들이 차모로족처럼 덩치가 크고 머리를 연결해 교류하는 장면이 떠올라 신기했다. 나무를 살펴보니 정말 아바타 속에 나오는 나무처럼 줄기가 나뭇잎 사이로 내려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이번 우송장학생 괌 연수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시야가 넓어진 것을 느끼고 있기에 괌에서의 시간은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은 싶은 시간으로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다. 비록 지나가버린 시간은 흘러간 강물과 같아서 되돌릴 수는 없지만 과거의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디딤돌로 삼아 더 나은 미래의 나를 그리며 현재를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단기간이었지만 괌에서의 생활을 통해 독립적인 개체로서, 낯선 타국에서의 생존 방식을 모색하면서 나만의 생존법을 터득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 여러모로 나에게는 힘든 세상살이를 어떻게 견뎌내고, 또 이겨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 귀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우송장학생이 되어 이런 값진 경험을 하게 되어 무척 뿌듯하고, 이런 기회가 다시 찾아 온다면 주저 없이 그 기회를 붙잡을 것이다. 어쩌면 내 인생을 바꿔 줄 최고의 기회일지도 모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