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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수소감문

    2026년 우송장학생 해외연수(몽골)를 다녀와서 첨부파일

    카테고리 : [2026]|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6.06.05 | 조회수 : 0

    철도전기시스템 / 전*태



    바구니에 자라난 콩나물처럼 빽빽이 늘어선 기계장치, 외계문명을 마주하는 듯한 기괴한 소리와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방진복을 입고 진행했던 실습은 중간에 다치지 않을정도의 교통사고를 바랄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돌아오면 수없이 늘어선 프로젝트 피드백들과 답신을 기다리는 메일들, 딱히 기다리지도 않은 메시지들이 줄지어 행진하고 있었다.

    뭐랄까.. 내 욕심이 불러온 결과 때문에, 내가 싫어질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중간중간 심심할까봐 날아들어오는 깜짝 과제와 발표는 AI를 이용해 미사일 발사코드를 해킹하라는 듯; 갑자기 생긴 멘홀구멍에 빠져버리는 멘홀엔지니어의 마음과 같았다

     

    이런 고통에도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던가, 갑자기 나에게 힐링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몽골....!

    나는 중간에 프로젝트 발표회 일정이 있던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히죽거리는 나의 입을 막을수는 없었다.

    회로설계를 잘하는 것과 절제를 잘하는 것은, 양의 상관관계를 이루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출국전에 미대사관에 맡겨놓은 여권을 받을수 있을지 여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수에 응했고, 다행스러운건지 아쉬운건지 모르겠으나 별다른 이벤트는 발생하지 않았다.

    출국전날, 반도체연수 교류회와 현대차 임직원 미팅, 서울대 반도체 fab 방문을 끝내니, 오후 11:20에 대전역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는 멘홀엔지니어가 거울속에서 웃고 있었다.

     

    몽골에 도착하자 처음 본 광활한 낯선 환경에 창밖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이런데서도 빛이 나오는 작은판떼기를 쪼물딱거리며, 콩나물 대가리를 귀에 꽂은 사람들을 보니, 여행에 와서도 고국의 자아를 찾는 그 애타는 몸부림이 왜 한국인이 행복감이 낮은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처음 게르안에서 먹은 몽골 현지식부터 나는 몽골인의 입맛에 빠져들었다.

    기름이 많아서 싫거나 양이 적지도 않았다. 적당히 짭짤하면서 심심한 맛이 개인적인 취향을 저격했다.

     

    이후에 먹은 몽골음식도 물론 맛있었지만,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고 처음먹은 튀김만두가 제일 맘에 들었다.

    몽골의 음식과 접신후, 들판으로 갔다.

    옆에 도완이와 수없이 늘어선 말똥을 두고 풀숲에 누워 광활한 하늘을 마주했다.

    역시 몽골의 들판에도 칭키즈칸의 기백이 살아있었던가.. 잡초 때문에 등이 너무 따가웠다.

     

    쯔쯔가무시증을 뒤로하고, 몽골스럽지 않은 호텔에 도착했다. 잠을 거의 32시간째 자지못해 정신이 혼미해져 자유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애시당초 들지도 않았다.

     

    이후 졸업식에서 양복을 입고가서 연극을 봤다. 영어도 잘못하는데 몽골어로 진행되어, 오랜만에 군대에서 배운 눈칫밥을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제주도에서 말을 타봤지만, 그건 8살때의 이야기이고 그 이후로 말을 타본적은 없다.

    처음본 몽골의 말은 책에 봤던 것처럼 엄청 작을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작지는 않았다.

    비교적 온순했고, 말을 타며 나긋나긋하게 초원을 돌아다니니, 한국에서 왜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살았던가 비탄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몽골의 문화를 체험하며, 간식을 먹은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게르에 도착했다.

    게르면 당연하게 푸세식 화장실에 심하면 풀숲에서 일을 봐야하는줄 알았다. 하지만 도착한 현대식 게르는 개인적으로 인터넷만 제외하면, 내 자취방보다 좋았다.

    특히 문을 열면, 광활하게 펼쳐진 풍경은 문을 열고자다가 동상을 걸려도 좋을정도의 안락함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 자연속에 파묻히는 듯한 게르속에서의 잠자리는 포근하면서 개운했고, 마치 폴란드를 점령하러간 칭키즈칸의 장수 수부타이의 기백을 잠시나마 느껴볼수 있었다.

     

    아쉽게도 밤하늘은 구름과 보름달의 영향으로 볼 수 없었고 칭키즈칸의 동상을 보며 그 한을 풀어야 했다. 마지막에는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나는 원래 마사지를 잘 안받고, 받아도 정말 살살 받는다. 그런데 몽골은 마사지사한테도 칭키즈칸의 피가 흐르는지 너무 아프게 마사지를 해서 이글을 쓰는 지금도 약간 골병직전이다

     

    이렇게해서 나의 소소한 일탈이 끝이났다.

    현재로 돌아온 나는 다시 걸어갈 준비를 마치고 1학기의 마지막을 향해서 걸어가 볼까 한다.